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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실천 버려진 레코드판으로 벽시계 만들기 도전기

업사이클링 감성의 시작: 버려진 레코드판에서 영감을 받다

집 안 구석, 먼지가 수북이 쌓인 박스를 정리하다가 낡은 레코드판 몇 장을 발견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틀어주셨던 클래식과 80년대 가요가 담긴 이 판들은 이제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고 조용히 잠들어 있었죠. 그 순간 떠오른 건 ‘이걸 그냥 버릴 수는 없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감성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그 물리적 형태는 너무도 단단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 레코드판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보기로요. 그 계기가 바로 업사이클링 벽시계였습니다.

단순히 재활용이 아닌 ‘가치의 재창조’라는 의미에서 업사이클링은 점점 더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강조되는 요즘,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제품이 아닌, 새로운 쓰임을 부여한 물건을 만드는 일은 하나의 윤리적 선택입니다. 레코드판은 원형이라는 점에서 벽시계로 전환하기에 매우 적합하고, 블랙의 질감과 특유의 동심원 패턴은 어떤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루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때는 음악을 담았던 이 매체가, 이제는 시간을 담는 기계로 전환된다는 상징성도 매우 매력적이었죠.

저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공예 이상의 의미를 지니길 바랐습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그리고 지속 가능한 일상의 실천. 바로 이 세 가지 키워드를 레코드판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손에 쥐어졌을 땐 낡고 필요 없어 보였던 그것이, 아이디어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업사이클링이란 단어 속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처음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업사이클링 벽시계 제작 준비 과정: 필요 재료와 도구 정리

벽시계 제작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레코드판만 있다고 해서 바로 시계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도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재료를 하나하나 준비하며, ‘아, 이게 진짜 나만의 물건을 만드는 재미구나’ 싶었죠. 대부분의 도구는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할 수 있었고, 필요하면 재활용센터나 중고 장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준비물 용도 예상 소요 시간

준비물 용도 예상 소요 시간
버려진 레코드판 시계 본체 0원 (기증/중고)
벽시계 무브먼트 키트 시계 작동 장치 약 5,000~10,000원
전동 드릴 중앙 구멍 뚫기 10분
글루건 부품 고정 5분
디자인 데코 (스티커, 페인트 등) 외관 꾸미기 자유롭게

 

레코드판은 주변 지인이나 헌책방, 중고음반 매장에서도 흔히 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손상되어 음악 감상용으로는 가치가 떨어졌지만, 벽시계라는 새로운 생명을 얻기에는 더없이 훌륭한 소재입니다. 벽시계 무브먼트 키트는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구입 가능하며, 가격대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전동 드릴은 중앙에 구멍을 넓히는 데 필요했지만, 이미 LP판에는 중심 구멍이 있어 작업 난이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요소에 가장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였습니다. 단순히 숫자를 붙일 것인지, 아니면 그래픽 요소를 활용할 것인지, 나아가 어떤 문구를 삽입할지 등등. 모든 결정은 제작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어, ‘정답이 없는 창작의 세계’에 한 발짝 들어선 기분이었습니다. 이 모든 준비 과정 자체가 창의성과 몰입을 요구하며, 동시에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창의적 재활용의 매력: 손끝에서 완성되는 나만의 벽시계

드디어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레코드판을 조심스럽게 책상에 놓고, 미리 정한 디자인 구상에 따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중심 구멍을 드릴로 살짝 넓혔고, 벽시계 무브먼트를 삽입해 글루건으로 고정했습니다. 이때 무브먼트가 딱 중심을 잡아줘야 시곗바늘이 정확하게 회전할 수 있어서, 몇 번이고 조정하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시곗바늘을 끼우고 건전지를 삽입하니, 조용히 ‘틱, 틱’ 소리를 내며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의 전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바로 외관 디자인이죠. 저는 레코드판의 클래식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검은 바탕에 금색 페인트로 시간의 위치만 가볍게 표시했습니다. 숫자 대신 작은 나뭇잎 스티커와 ‘Sustain Your Time’이라는 메시지를 가운데에 적었습니다. 이 문구는 단순한 시간 측정 기능을 넘어서, 우리의 시간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환경과 나를 돌아볼 여유를 주는 시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업사이클링이란 결국 물건의 생명 연장일 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창의적인 행위입니다. 특히 이번 작업은 단순한 공예를 넘어서, ‘쓰레기’라 여겨지던 물건에 감성과 기능을 입히는 경험이었습니다. 나만의 감각이 더해졌고, 그 결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시계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소비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창조자’로서의 삶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고, 삶의 만족도와 자신감마저 높여주었습니다.

 

업사이클링 실천 버려진 레코드판으로 벽시계 만들기 도전기

지속 가능성과 감성 소비의 만남: 업사이클링 벽시계의 의미

이 벽시계를 만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벽에 걸고 그 앞에 한참을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리가 멈춘 레코드판이 다시금 시간을 알려주는 존재로 살아났다는 사실이 마치 과거와 현재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주었죠.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는 거창한 기술이나 제도보다, 이런 사소한 일상 속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작은 시계 하나가 내 삶의 태도를 바꾸고,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까지 바꿔준 걸 보면, 업사이클링은 결코 작은 실천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소비자는 더 이상 ‘싸고 많은 제품’을 찾지 않습니다. 감성적이고, 윤리적이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선호하죠. 이런 점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은 감성 소비 트렌드에 딱 들어맞습니다. 특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가집니다. 이 벽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가 아니라, 내 철학과 감성을 드러내는 오브제로서 존재하게 되었고,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프로젝트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체험 교육으로도 활용 가능하고, 기업의 친환경 캠페인이나 워크숍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폐기물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건 그 자체로도 큰 울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 선택하는 작은 업사이클링 하나가 내일의 환경을 지킬 수 있고, 동시에 내 삶에 아름다운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 그게 바로 이 벽시계 프로젝트가 제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